블록체인 모르는 사람들의 암호화폐에 대한 생각
블록체인 모르는 사람들의 암호화폐에 대한 생각
  • 넥스트머니 콘텐츠팀
  • 승인 2018.12.0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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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수 | 스카이메도우 파트너스 대표]

암호화폐를 어디에 써야 할까? 필자는 투자 검토를 위해 여러 가지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조금 자세히 들여다 볼 기회가 있는데, 암호화폐를 상거래 결제수단으로 이용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여러 프로젝트의 진전된 내용을 보면, 작년 이맘때 암호화폐를 결제에 이용하려는 시도보다 훨씬 더 진일보한 것을 알 수 있다.

중간 개입자를 현저히 줄여 신용카드보다 낮은 수수료가 가능하게 한 모델은 보편적이고, 로열티 마케팅에서 주로 사용하는 포인트를 토큰으로 보상해 현금화하는 것도 더 간편해졌다. 물론 아직 암호화폐를 지불 수단으로 이용할 때 일반 사용자가 이용하기에 불편한 점은 개선돼야 하고, 결제 확인 속도나 확장성 등은 개선할 부분이 많다. 또한 해외 결재에 관련된 외환 거래법 등 법과 제도에 대한 숙제는 남아있다.

그런데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는 스테이블 코인은 그동안 지적되어 온 암호화폐의 큰 가격 변동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으며, 결제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화폐 가치의 안정화 방법을 사용한 스테이블 코인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어떤 스테이블 코인이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을 것인지 여부도 투자자들에게 큰 관심사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개선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을 알지 못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암호화폐를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큰 시각차가 있다. 기술적 틈이라기 보다는 인식의 틈에 가깝다. 신용카드를 편리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암호화폐로 이동할 것이라고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암호화폐가 보여준 가장 강력한 ‘유틸리티’는 비트코인의 예에서 보여 준 것처럼, 국경을 넘는 ‘인터넷 현찰’의 기능이다. 비트코인이 십 년의 역사를 통해 실증한 것은 이중 지불이 방지되는 것, 지리적 제약을 극복하고 국경을 넘어 현찰처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러한 특징은 과거 신용카드나 페이팔을 통해 기부를 받을 수 없게 되자 비트코인으로 기부를 받은 위키리크스의 경우처럼, 익명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 방식으로 현금을 주고받는 기능으로 주로 이용되었다. 소위 ‘영수증 발행을 원치 않고 되도록 사용 흔적을 남기지 않아야 하는 용도’에 사용이 집중된 것이다.

다크웹 ‘실크로드’나 불법 자금의 이동에 이용된 흑역사 또한 갖고 있다. 아직도 비트코인에 대한 대중의 시각이 곱지 않은 것은 소위 그 용도가 ‘지하경제’에 집중되어 온 탓이기도 하다. 현재도 많은 블록체인 암호화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불 수단으로 볼 때 비트코인과 유사한 속성이 있다. 그렇다면 암호화폐가 개선을 통해 실물 경제에 퍼질 가능성은 없
을까?

낙관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태생적 특성 때문에 지하경제에 퍼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봐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지하경제가 반드시 불법 거래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통계적으로는 영수증을 주고받지 않는 모든 거래를 지하경제로 포함하고 있다. 그 규모는 절대 작지 않다. 회계와 세무 전문가들의 추정에 따르면 세계 지하경제 시장은 전 세계 GDP의 10%에 달한다고 한다.

명목 GDP를 보면 미국이 24조 달러, 중국이 15조 달러, 일본이 4조 9천억 달러 정도이고, 우리나라는 1조 7천억 달러 규모이다. 각국 경제 규모의 1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할 때 세계 지하경제 규모는 약 7조 달러이다. 암호화폐는 지하경제 측면에서 보면 현찰보다 유용한 도구이므로 지하경제의 지불 수단에서 현찰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암호화폐가 결제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었을 때 창출되는 사회 전체의 경제 효과는 얼마나 될까?’라는 물음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단계에 와있다. 필자는 암호화폐가 기존 지불 수단 보다 훨씬 비용이 절약되는 지불 수단이라는 측면 이외의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암호화폐라는 지불 수단은 지하 경제의 자금을 양지로 나오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는 영수증 없이 현찰을 주고받는 것보다는 투명하다. 비록 암호화폐로 주고받을 때는 비록 어느 정도 익명성이 부여되지만, 최소한 투명한 거래 증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점에 대해 더욱 면밀한 데이터와 통계 수치가 축적되어야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 결제를 활성화하여 지하경제의 규모를 줄이고 정당하게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하려면 제도적인 정비도 필요하다. 필자가 만난, 모든 블록체인 사업자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이용하여 결제 수단의 혁신을 도모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한결같이 이러한 사업을 통해 성장하여 당당히 세금을 내고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를 꿈꾸고 있다.

결제수단의 혁신 자체로서도 높은 부가가치를 달성할 수 있지만, 제도와 규칙을 만드는 사람들이 기술 개발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협동할 때, 암호화폐를 통한 지하경제 양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실물 경제에 추가적인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현재 거래소를 통해 사고파는 것 이외에 암호화폐가 인터넷 등 전자 상거래에 이용되는 경우는 매우 미미한 규모이다. 암호화폐가 결재 시장의 비율을 얼마나 차지하게 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이러한 추세 역시 블록체인 기술의 발달과 사용자 인식의 변화로 인해 급변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중국 등 몇몇 국가에서는 스마트폰을 앱을 이용해 중개자 없이 디지털 화폐를 주고받는 방식이 퍼지고 있어, 암호화폐 역시 빠르게 결제 수단으로 퍼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지하경제 규모가 더 커질 것인지 아니면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여 지하경제를 실물경제로 끌어올릴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필자는 

전, 펜타시큐리티 시스템 이사

전, 네이버 수석연구원

전, 인텔 이사

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 연구원

전, KB 창업투자 투자 팀장

전, 무한기술투자 심사역을 지냈다.

(미 일리노이 대학 석사, 서울대학교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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