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 이념 파괴로 빚어진 암호화폐 폭락
‘탈중앙화’ 이념 파괴로 빚어진 암호화폐 폭락
  • 전진용 기자
  • 승인 2018.12.03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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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포크 분쟁이 발단…낙관론 VS 비관론 엇갈려

[넥스트머니 전진용기자]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1월 23일 기준 올해 들어 암호화폐 시총이 한화로 약 790조원이 증발했다. 암호화폐의 시총을 집계하는 미국의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3일 현재 전체 암호화폐의 시총은 1380억 달러다. 이는 연초 8350억 달러에서 약 7000억 달러가 사라진 셈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무엇보다 급락의 원인에 대한 분석으로 글로벌 시장이 분주했다.
 

발단의 시장은 비트코인 하드포크 분쟁 

이번 암호화폐 폭락장은 비트코인캐시의 하드포크를 두고 비트코인 진영이 대립하면서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하드포크는 기존 블록체인의 기능개선, 오류정정, 문제점 수정을 위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가 아닌 새로운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떨어져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시스템에서 떨어져 나온 시스템은 서로 호환되지 않고, 새로 탄생한 시스템은 또 다른 암호화폐를 생성하게 된다. 비트코인캐시는 지난 2017년 8월, 비트코인의 거래 속도를 향상하기 위해 하드포크된 암호화폐다.

비트코인캐시는 비트코인보다 블록 크기가 커졌기 때문에 더 많은 트랜잭션을 담을 수 있어 수수료가 줄어들고 처리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을 갖는다. 그런데 비트코인캐시가 또 하드포크를 하면서 개발자들 사이에 업그레이드 방향성을 두고 이견과 대립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캐시 커뮤니티는 크게 '비트코인캐시ABC'와 '비트코인캐시SV'로 나뉜다. 이들은 몇 가지 기술적인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즉 '블록체인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자'와 '비트코인의 기존 정신을 계승하자'의 대립이 됐다. 이런 과정에서 비트코인캐시SV 진영의 크레이그 라이트 앤체인 수석연구원이 지난 11월 14일 트위터를 통해 “모든 비트코인 채굴자들에게 전한다. 당신들이 비트코인캐시 측(ABC 진영)에 선다면 우리(SV 진영)는 비트코인을 팔아 달러로 환전할 것이다. 그러면 비트코인 시장은 무너질 것"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암호화폐 ‘탈중앙화’ 이념을 배신한 대가

비트코인 11월 차트.

 

이번 사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탈중앙화의 배신’이라 비난을 퍼부었다. 암호화폐의 본연의 취지인 탈중앙화의 이념을 배신한 대가라는 것. 
블록체인을 통한 탈중앙회의 가치가 일부 막강한 힘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로 인해 훼손되고 좌지우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탈중앙화의 대한 가치 훼손 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믿음에 대한 훼손으로 이어졌다. ‘탈중앙화’가 아닌 오히려 ‘부의 중앙화’로 인해 발생한 테러라고 인식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가장 큰 손해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사태를 빚게 한 소수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만큼 그들의 손해는 더욱 막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부의 중앙화’가 갖는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한편 탈중앙화를 훼손하는 이들에게 어떤 페널티가 주어지는지 여과 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박성준 동국대 교수는 “기존의 비트코인이 추구하던 탈중앙화 정신이 몇몇 사람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중앙화되는 현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경종이었다”며 “그동안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던 비트코인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서 벗어나 이번 사태를 통해 현실적인 부분도 있다는걸 느끼기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지만 새로운 것이 정착하고 건전한 생태계를 이루기 위해서 겪어야만 하는 성장통 같은 것이며 이를 통해 보다 성숙된 시장이 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관론 VS 낙관론 엇갈린 시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대한 시각이 조금 더 경직된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암호화폐의 핵심이념인 탈중앙화의 대한 신뢰감이 깨졌다는 것이다. 신뢰감의 훼손은 투자심리를 붕괴시키고 이는 가격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 셈이다.

이에 대한 업계 전문가들의 시선 또한 비관론과 낙관론으로 엇갈리고 있다. 비관론의 경우 블록체인 시장 규모의 확대로 빠른 회복을 보이기 힘들다는 견해다. 거기에 신뢰회복에 대한 동기부여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하락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특별한 이슈가 없을 경우 향후 또 한번의 큰 폭의 하락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견해다. 암호화폐의 위상이 다시금 올라가기에는 국내외의 여건도 그리 녹록치 않다는 점도 향후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낙관론의 경우 이번 사태를 통해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과 해소를 통해 안정적인 시장을 위한 계기가 됐다는 견해다. 따라서 추가적인 하락보다는 신뢰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이슈가 나올 경우 생각보다 빠른 회복세와 더불어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견해다. 다만 이번 사태를 통해 신뢰를 잃어버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어떻게 다시금 가치와 신뢰를 회복해 나갈지가 향후 이 시장의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이라는 것은 모든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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