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OF CURRENCY] 02. 암호화폐의 미래,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HISTORY OF CURRENCY] 02. 암호화폐의 미래,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 넥스트머니 콘텐츠팀
  • 승인 2018.08.2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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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구 넥스트머니 편집주간

우리가 암호화폐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생각해야 할 첫 번째 관점은 암호화폐가 가치의 저장, 이동, 교환의 수단으로 기능하기 위해
가져할 특성에 얼만큼 부합하고 현재의 화폐에 비해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지난 번 글은 어떻게 조개나 곡물, 금속 화폐를 거쳐 현대의 화폐, 즉 정부와 금융권이 통제하는 화폐시스템이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재의 화폐제도, 정부나 중앙은행이 발행, 공급하고 은행권에 의해 통용되는 이 제도가 만들어진 것은 금융 선진국에서도 200년을 넘지 않고 미국조차도 연방준비제도에 의한 화폐공급 체제가 완성된 것은 100년이 겨우 넘는다. 수 천 년이 넘는 화페의 역사에 비한다면 매우 짧은 기간이다.

자유 시장 경제의 총아라고도 할 수 있는 ‘돈’, 현대 화폐의 등장은 다양한 화폐들 간의 경쟁의 결과인 동시에 독점과 권력에 의해 완성되고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많은 사람들이 화폐는 정부나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것이고 그러한 화폐 외에 다른 형태의 가치 이동, 저장, 교환 수단의 등장은 불가능하거나 믿을 수 없고 불법이라는 고정 관념에 빠져 있기도 하지만 긴 화폐의 역사를 살펴 본 다면 근거를 찾기 어렵다.

때로는 암호화폐라는 용어가 혼동을 주기도 하는데, 마치 현재 화페 시스템은 실물에 기반하여 신뢰할 수 있는 것이고 새로이 등장하는 암호화폐는 암호의 것으로 신기루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더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현재 화폐들도 대부분 암호화되어 있다.

전 세계 국가들의 화폐 총량은 화폐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600조 달러 정도로 추정하고 그 중 실물 화폐는 10% 미만으로 보고 있다. 적어도 우리가 화폐, 혹은 ‘돈’으로 믿고 있는 것들은 거의 대부분이 자신이 보유한 계좌의 디지털 신호 형태로 저장되어 있을 뿐이고 우리들은 그 숫자를 신뢰하고 있는 것이다. 거래에 필요한 경우 계좌 이체로 상품을 구입하거나 채무를 변제하는 결제할 수도 있고, ATM 기기나 은행 창구를 통해 출금도 가능하지만 실제로 자신이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돈 가운데 실물 화폐로 갖고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주식, 채권, 펀드와 같은 금융자산들도 마찬가지로 실제 거래는 금융 계좌 간에 디지털 신호의 변경으로 일어날 뿐이다. 얼마전 삼성증권의 직원 실수로 일어난 주식 배당은 암호화페 시대를 실감할 수 있는 사태였다. 정보통신 기술이 발전하기 전부터도 화폐는 암호화하기 시작했고,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그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었다. 즉 실체가 없다는 암호화폐만이 아니라

그 동안 자본주의를 지탱해 온 근간인 화폐, 금융시스템도 이미 암호화되어 있다. 우리가 암호화폐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생각해야 할 첫 번째 관점은 암호화폐가 가치의 저장, 이동, 교환의 수단으로 기능하기 위해 가져할 특성에 얼만큼 부합하고 현재의 화폐에 비해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우선 블록체인 기술이 위변조나 임의적 공급 방지는 물론 가치의 안정성 유지라는 신뢰 측면에서 시장에서 검증 과정을 거친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몇몇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플랫폼은 국가나 금융시스템과 대등한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 그 것
은 현재의 화폐의 등장에서도 거쳐야 했던 과정이다.

거래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던 암호화폐들은 거래량이 증가하자 매우 비효율적 거래시스템으로 판명되었다. 더구나 현재의 화페시스템들도 새로운 핀테크 기술과 결합하여 효율성을 높여갈 것이므로 중앙처리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시스템과 분산처리를 기반으로 암호화폐 간의 효율성 경쟁의 결과는 당분간은 쉽게 판명나지 않을 듯하다.

다만 암호화페가 기술적으로 현재 화폐에 비해 효율성의 관점에서 경쟁우위가 확실해 진다면 정부나 금융권이 현재 화폐 대신 자신 들이 직접 암호화폐를 발행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다양한 암호 화폐시스템이 서로 경쟁하면서 금융시스템의 기능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둘째 관점은 암호화폐가 반드시 효율적이 아닌 경우에도 종래 화페 수요와는 별개로 존재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미 현재 화페시스템도 암호화, 디지털화된 상황에서 금융시스템을 신뢰하는 소비자라면 구태여 블록체인 형태의 암호화폐를 보유할 동기를 찾기 어렵다. 그러나 금융시스템이 신뢰를 잃은 경제권이나 정부 통제를 덜 받고 싶은 사람들은 암호화폐 자산을 선호 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의 화폐시장 규모가 수백조 달러에 이르는 점을 감안 할 때 만일 소비자들이 자신들이 보유하는 금융자산의 1/100 쯤만 암호화페 형태로 보유하려고 한다고 해도 암호화폐시장은 현재의 10배 이상으로 성장하게 된다.
셋째 관점은 어떤 암호화폐가 살아남고 성장하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암호화폐는 기술적으로 블록체인에 의해 분산처리되는 특징뿐만이 아니라, 현재 화폐는 공급이 정부와 금융권에 의해 통제되는데 반해 암호화폐는 누구든 공급자가 될 수 있어 시장이 성장하는 경우에도 경쟁의 결과로 어떤 암호화폐는 소멸할 수 있다.

현재 화폐의 탄생은 화폐시장에서의 경쟁이 정부와 금융권의 담합으로 귀착된 결과물이라면 암호화폐 시장은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위변조 방지나 거래 비용의 효율성에 대한 기술적 경쟁과 함께 네트워크 효과(사용자가 늘어날수록 가치도 증가하는 효과)와 가치 하락방지 내지 안정성 유지라는 보유자들의 공동이익을 알고리즘에 반영하거나 그러한 마케팅 메카니즘을 가진 시스템(암호화폐와 그 플랫폼)이 살아남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호 계속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일본 도쿄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정위에서는 소비자정책국 국장과 기업협력단 단장,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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