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금융 잘못된 이해, “개인 간 대출이 아니다”
P2P금융 잘못된 이해, “개인 간 대출이 아니다”
  • 넥스트머니 콘텐츠팀
  • 승인 2018.07.3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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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렌딧 대표 / 디지털금융플랫폼협회(가칭) 준비위원장]

 최근 국회에서 열렸던 핀테크 정책 토론회에서 P2P금융산업 업계를 대표해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 국회의원과 정부, 학계와 관련 연구기관에서 여러 사람이 참석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강조한 내용은 P2P금융산업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첫번째 본질은 P2P금융은 다양한 종류의 자금 수요자(Peer)와 투자자(Peer)를 온라인에서 투명하게 연결하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여기에서 Peer는 개인을 의미하는 단어가 아니다. 이상하게 한국에서만 유독 P2P금융을 ‘개인간 대출’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P2P를 Person to Person이라고 해석한 탓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P2P금융의 대출자와 투자자는 개인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개인 대출, 소상공인 대출, 부동산 대출, PF대출 등 다양한 대출 자산이 존재하고 있다. 투자자 역시 개인 투자자와 더불어, 다수의 법인 투자자가 P2P금융회사가 집행한 대출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해외 시장의 경우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의 P2P 대출 채권 투자가 일반적이다. 세계 최대 P2P금융기업인 렌딩클럽(Lending Club)의 경우, 2016년 현재 일반 법인과 금융기관의 투자 비율이 전체 중 83%를 차지하고 있다. 유동화 증권을 매입하거나 대출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등의 다양한 투자형태가 존재하는데, 이 중 대출 채권에 투자한 비율을 연도별로 살펴 보면 2014년에 전체 투자 중 39.65%에서 2017년 58.85%로 약 48%가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영국의 펀딩써클(Funding Circle) 역시 브리티시 비즈니스 뱅크(British Business Bank)가 2014년~17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약 1억 파운드(한화 약 1,446억원)를 소상공인 대출에 투자했으며, 유럽투자은행(EIB) 또한 2016년 약 1억 파운드까지의 소상공인 대출 자금 투자를 약정한 바 있다.

이처럼 금융기관이 P2P금융 대출채권 투자에 참여하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전문 리스크 관리팀이 투자할 P2P금융업체의 운영 프로세스와 자산 관리 현황을 면밀히 검토한 후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투자 신뢰도가 높아지는 만큼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정보가 된다. 렌딩클럽의 데이터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투자가 증가하며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총액 역시 2014년 10.55억 달러에서 2017년 17.95억 달러로 약 70%가 증가했다.

두번째 본질은 P2P금융은 단순히 대출자와 투자자를 중개하는 것이 아니라 여신과 중개가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금융산업이라는 점이다. 조사에 따르면, P2P금융에서 대출을 받는 대출 신청자의 약 90%가 신청일로부터 3일 내에 대출금을 지급 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현재 국내의 P2P금융에서는 금융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출금이 모두 모집된 후에야 대출금을 지급할 수 있다. P2P금융을 ‘중개’로만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출금이 모두 모집되는 기간을 기다리지 못해 P2P금융의 적정금리 대출을 받지 못하면 고금리 대출을 받게 될 가능성이 많은 대출자들이다.

렌딧이 올 5월까지의 대출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렌딧 대출자의 54.7%는 기존에 보유한 고금리 대출을 렌딧 중금리대출로 대환한 고객이다. 이들이 대환 전 제공 받은 평균 금리는 20.1%, 하지만 렌딧을 통해 대환하며 받은 평균 금리는 11.2%로 평균 8.9%p 감소해 총 63억원의 이자를 절약할 수 있었다.

이처럼 현재도 이미 중금리대출 효과를 증명하고 있지만, 자체적인 여신 기능을 인정해 P2P금융 업체의 자기자금 대출을 허용한다면 투자자 보호가 강화된 선순위 투자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음은 물론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 효과를 상당 부분 더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현재까지 발의된 3개의 P2P금융 제정법안 모두에서 자기자금 투자를 허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P2P금융이 전체 개인신용대출의 4~5% 정도를 차지할 만큼 눈부시게 성장한 미국의 금융시장에서는 우리 산업을 일컫는 용어로 ‘마켓플레이스 렌딩(Marketplace Lending)’이나 ‘온라인 렌딩(Online Lending)’이라는 용어를 더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이 산업을 대표하는 미국의 협회명 역시 The Marketplace Lending Association이다. 이 새로운 산업모델의 투자자자로 참여하는 주체가 개인(Individual Lender)과 다양한 기관투자자(Institutional Lender)라는 산업 본연의 특징을 잘 반영한 결과다.

규제와 입법 논의에서 산업 본질에 대한 이해는 가장 중요한 필수 요소다. 모든 논의에 앞서 P2P금융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한 번 돌아볼 때다. P2P금융은 개인간 대출이 아니다.

 

>>필자는 KAIST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 기계공학과에서 제품디자인을 공부했다. 2009년 대학 재학 시절 창업했던 1/2프로젝트, 2011년 대학원 자퇴 후 창업했던 스타일세즈에 이어 렌딧은 필자의 3번째 창업회사다. 현재 디지털금융플랫폼협회(가칭) 준비위원장을 맡아 P2P금융업계의 자율규제 강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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